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여부를 가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2차 회의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사진)은 15일 장관 사무실이 있는 과천 산책 후일담을 공개했다.
추미애 장관은 "매서운 겨울바람이다. 낙엽 진 은행나무는 벌써 새봄에 싹 틔울 때를 대비해 단단히 겨울나기를 하겠다는 각오"라며 "그저 맺어지는 열매는 없기에 연년세세 배운 대로 칼바람 속에 우뚝 나란히 버티고 서서 나목의 결기를 드러내 보인다"고 적었다.
이 같은 추미애 장관의 발언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통과를 마친 뒤 윤석열 총장 징계위가 열리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검찰개혁이 결실을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추미애 장관은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보다'라는 내용의 이육사의 시 '절정(絶頂)' 인용해 "꺾일 수 없는 단단함으로 이겨내고 단련되어야만 그대들의 봄은 한나절 볕에 꺼지는 아지랑이가 아니라 늘 머물 수 있는 강철 무지개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전 심의에서는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에 대한 증인심문이 진행됐다. 심문은 윤석열 총장 측이 먼저 질문하고 징계위원들이 질문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손준성 담당관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근무하면서 이른바 '판사 사찰' 의혹이 불거진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로 알려져 있다.
징계위는 앞서 윤석열 총장 측이 제기한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와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 대한 기피 신청을 기각했다. 윤석열 총장 측은 정한중 직무대리가 추미애 장관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라며 기피 신청을 냈다. 그가 정부법무공단의 이사라는 점도 공정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신성식 부장에 대해서는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기피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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